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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55를 생각하면 항상 메시에마라톤이 떠오른다

그것도 2005년의 마라톤이 말이다.


100개를 채워야 완주의 의미가 있다고 믿던 시절,

초저녁에 어이없이 7개의 대상을 놓치고 

밤새 마음 졸이며 질주하여 97개의 대상을 찾아 놓았다

남은 대상은 55번과 

가을 하늘의 15번과 2번, 

그리고 이 날의 하늘 조건상 별 가망성 없어 보이는 72, 73, 30.


55번과 15번, 2번 중 하나라도 놓치면 100개 완주의 꿈은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머릿수는 많으나 비교적 호핑이 쉬운 궁수자리 다른 대상에 비해

55번은 호핑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다

주변에 징검다리로 쓸 별들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꽤 추운 3월의 강원도.

밤새도록 관측을 하고 있으니 발이 너무 시려서

발 대신 무릎을 꿇고 호핑을 하니 나중엔 무릎도 시려워서 

땅에 제대로 몸을 지지하지도 못하고 

망원경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해서 

밝아오는 하늘 아래에서 55번의 어려운 호핑을 한 걸음씩 이어 나간다

.....

이제 됐다

파인더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최선의 위치라고 생각되는 곳을 십자선 중앙에 넣어 놓고 아이피스로 눈을 이동하는데

파인더에서 아이피스로 이동하는 그 찰나의 순간이 영겁의 세월처럼 느껴진다

찾았을까.....

가슴이 갑자기 막 뛴다

(메시에 마라톤의 중독성 짙은 쪼는 맛은 확실히 사람을 미치게 한다)

눈을 이동하느라 기나긴 시간을 보내고

호흡마저 멈추고 아이피스에 눈을 대니

먼지보다 희미한 동그라미 하나가 

지평선 근처의 뿌연 하늘 배경 속에서 가까스로 검출된다 


찾았다.

체력도 정신력도 이미 모두 소진되어 감탄사도 나오지 않는다

바로 다음 대상으로...



----------------------------------------------------------------




55번을 마라톤 할 때만 보는 나로서는

이 아이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을리 만무.

2015년 5월의 수피령에서 별 기대 없이 스케치 진도를 빼기 위해 잡았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항상 NGC 288과 비슷한 크기만 큰 흐릿한 구상이라 생각했는데,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는 inner star chain이 꽤나 인상적이다


[ M55, 수피령에서 조강욱 (2015) ]
interview.JPG 
※ 위 목소리는 음성 변조 되었으니 알아서 음성지원 하시면 되겠습니다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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