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후기

미국 천문대 투어 후기-2-역사속의 천문대를 찾아서

by 이혜경 posted Mar 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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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일 일요일 (2일차)

둘째 날이다. 어제 짐 정리하고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도 아침에 울리는 벨소리에 벌떡 일어나 LA 과학관으로 향했다. 시내에는 높은 빌딩들이 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고 정돈된 거리와 여유 있는 공간이 편안해보였다. 이곳에서는 영어를 할 줄 몰라도 살 수 있을 만큼 한인사회의 규모가 크다고 한다.

        

시내 중심가의 콘서트 홀을 지나 과학관에 도착했다. 과학관은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전시물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견학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실험하며 원리를 알 수 있도록 체험위주의 전시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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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거대한 지레에 실물 자동차를 달아놓고 위치에 따라 힘의 크기가 달라짐을 알도록 해두었다. 굵은 밧줄에 매달려 자동차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미소 속에 미국 과학 교육의 미래가 달려있는 듯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애쓰는 우리들과 달리 이곳에서는 어른들 스스로가 아이와 같이 놀며 여유롭게 과학을 즐기고 있었다.

           

LA에 오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스타의 거리에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길을 막고 한쪽 거리를 차지하고 무슨 영화를 촬영하는지 분주해 보였다. 미국 영화의 상술과 젊은이들의 열기가 혼재하는 곳. 이런 곳에 있으면 나도 잠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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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리 힐즈와 로데오 거리를 지나 그리피스 천문대에 올라갔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할리우드 산 그리피스 공원에는 사람과 차들로 넘쳐나고 주차장은 물론 오르는 길에도 차량들이 많이 서 있었다. 시내 가까운 곳에 이렇게 전망 좋고 시설도 좋은 천문대가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부러웠다. 멀리 LA시내가 내려다보이고 밤이면 멋진 야경을 자랑한다는 명성이 사실인 듯 했다. 서울의 남산에도 천문대를 짓는다면 시민들이 우주에 한걸음 더 다가설수 있지 않을까? 지난 해 별헤는 밤행사를 하며 남산에 망원경을 상주시키고 주말이면 회원들이 나가 일반인들에게 별보여주기를 실천하고 싶어 했던 기억이 떠올라 그리피스 천문대의 환경이 더욱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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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부러웠던 것은 플라네타리움의 운영방식이었다. 단순히 입체 영상을 상영하거나 별자리 설명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기를 통해 밤하늘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유도하고 입체 영상과 별자리 설명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하나의 일관성 있는 작품을 완성해 보여주었다. 과천 과학관의 밋밋한 플라네타리움 영상이 생각나며 좋은 시설을 가지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해는 넘어가고 LA시내의 불빛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직 전시물을 보지 못했는데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볼 수 있는 것만 최대한 많이 보려고 허둥지둥 서둘렀다. 전시관 입구의 푸코 진자나 태양계 모형과 달의 위상변화 그리고 계절이 생기는 원리 등이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었으나 제대로 관람 할 수가 없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곳에 망원경을 펼쳐놓고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었으면 좋으련만 여행 일정상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향했다. 다른 회원들이 내가 보지 못했던 전시물을 자세히 잘 보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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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쫒겨 서두르며 다니다 보니 정신이 없었는지 곽현욱씨가 돌아오는 버스에 카메라를 두고 내렸다. 이미 주차장에 들어간 버스기사에게 연락해보니 차에는 카메라가 없단다. 이를 어쩌나. 호텔 경비에게 이야기 하고 경찰서에 도난 신고를 하려 하였으나 미국 특유의 느림과 시간과 교통상의 제약으로 아무런 소득도 없이 늦은 밤까지 왔다 갔다 했다. 우리의 일정을 기록할 카메라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새로 산 렌즈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촬영했던 자료들이 없어져서 너무 속상했지만 다시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내일은 윌슨산 천문대를 거쳐 빅베어 태양 관측소에 가는 날이다. 긴 여정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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