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110장의 메시에 스케치 중에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63번과 67번이 있다
두 장의 공통점은 100%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99%와 100%의 차이는 만든 사람만 아는 것이지만
그 만든 사람은 그 그림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난다
해바라기 은하(Sunflower galaxy)의 해바라기 씨앗을 한 개도 안 그렸으니 말이다
[ 씨 없는 해바라기 M63, 강원도 인제에서 조강욱 (2012) ]
APOD에 올라온 사진. (4 Aug 2016, John Vermette作)
물론 사진과 안시를 비교하는 것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은하 관측에 있어서 중요한 Tip이 있다면
사진에서 보이는 흥미로운 구조들을 하나씩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성단 관측의 묘미가 사진과 완전히 딴판으로 보이는 것이라면
성운과 은하, 특히 은하 관측의 즐거움은
적당한 사진을 손에 들고 (허블 사진 제외)
그 구조가 내 눈에 들어올 때까지 쪼아 보는 것이다
시상만 뒷받침 된다면,
의외의 대어를 낚을 확률이 높다
63번을 그린 날은 날씨가 참 좋았다.
평일 밤에 인제에서 두 시간여를 M13의 점을 찍고,
출근의 압박에
날림으로 109번과 63번, 두 은하를 만들었다
사진 한 번, 남의 관측기록이나 스케치 한 번 거들떠 보지도 않고 말이다
그리고 두고두고 후회.
109번은 기어코 결정적인 실수를 찾아서 맘 편히 재작업(?)을 했는데
결국 M63은 그냥 그렇게 찜찜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언젠가는 해바라기 씨앗들을
슈퍼에서 파는 '해바라기' 초코볼만큼 넘치도록 그려줘야지..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