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회후기

130813 페르세우스 유성우 - 조예별 추산 35개

by 조강욱 관측부장 posted Sep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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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1년 사자자리 유성우 관측 이후 유성우에 대한 모든 흥미를 잃어버렸다

 

2001 Leonid를 본 사람이라면 내 상태를 마음속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룻밤에 2천개가 넘는 진짜 유성'우'를 봤는데

 

고작 100여개 보는 페르세우스, 쌍둥이, 사분의 유성우에 관심이 생길 수가 없다 ㅎ

 

 

극대기 며칠 전, 서천동 김광욱 님의

 

'며칠 전인데도 꽤 잘 보인다'는 관측기를 보니 갑자기 급 흥미가..

 

그렇다 해도 평일에 멀리 갈 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 궁리하고 있다가 12일 D-Day가 되었다

 

야간비행 게시판을 보니 남희/한솔 형님은 나란히 천문인마을로..

 

천문학회 서울지부에서는 파주 쪽으로 간다 하는데

 

위치를 보니 우리 집에서 20분 거리. 그래 여기야~~ ㅎㅎ

 

큰 기대 없이 울 원장님께.. 같이 갈까? 하고 메시지를 보내니

 

황공하옵게도 흔쾌히 같이 가자는 회신을 받았다 ㅎ

 

극대기는 새벽 3시. 시간이 무지하게 애매하다.. ㅡ_ㅡ;;

 

 

업무를 빨리 마치고 일찍 퇴근하여 밥먹고 초저녁에 바로 취침 ㅎ

 

새벽 12시반. 알람이 울리기 2분 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ㅋㅋㅋ 평소에 그렇게 못 일어나는데

 

별보러 가는건 왜 안 피곤한거지 ㅎㅎ

 

여튼 원장님을 모시고 예별님을 들쳐업고 새벽 1시 출발.

 

파주 반디 캠핑장은 집에서 22km,  약 45분 거리다

 

한참 헤메다가 새벽 2시에 관측지 도착..

 

권치복 지부장님 이하 이혜경샘, 김진아샘, 박종현님 등

 

약 20여분이 이미 돗자리에 누워 관측 & 촬영 중 ㅎ

 

관측지는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 한계가 있지만

 

주위의 불빛은 전혀 없다

 

간만에 서울지부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돗자리를 깔았다

 

계속 구름에 덮여있던 하늘은 조예별씨 등장과 함께 극적으로 clear!

 

역시 이름빨~~ ㅋㅋㅋ

 

얼마만의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일까?

 

97년에 학교 후배 둘과 이천에서 70여개 관측한 이후

 

기억에 남는 관측이 없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생각하며 눕자마자 유성이 하나 지나간다

 

어!

 

원장님과 예별님이 어디어디? 하는 사이 또 하나 둘..

 

순식간에 작은 유성 5개를 찾았다

 

아빠랑 누가 많이 찾나 내기하자고 하니

 

조예별씨는 그제서야 발동을 걸고 집중해서 관측 시작 ㅎ

 

근데 울 원장님은 밤눈이 조금 덜 예민하신지 검출 확률이 나와 예별이가 찾는 것의 1/3 정도?

 

끊임없는 세뇌 교육으로 이제는 웬만한 입문자보다 아는게 많은 경지에 이르렀는데

 

이젠 실기 수업을 좀 해봐야 할 듯 ㅎ

 

아무 장비도 만지지 않고 누워서 속편하게 별을 본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카메라도 없이 그냥 누워서 별을 본 것은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ㅎ

 

누워서 예별님과 얘기하고 있는데 지부장님이 친히 컵라면 세 개를 끓여주셨다

 

조예별양은 집에선 못먹게 하는 컵라면을

 

새벽부터 폭풍 흡입하시며 컨디션을 끌어올리셨는지

 

이후 신들린듯한 유성 검출 실력을.. ㅎ

 

결국 새벽 2시 10분부터  2시간동안

 

조예별 추산  35개 관측에 성공하고 새벽 4시반 철수!

 

유성흔이 남는 대형 화구는 몇 개 없었지만

 

생각보다 유성이 많아서 즐거운 가족동반 이벤트가 되었다

 

글고 예별이한테 유성 떨어질 때 소원 빌어야 한다고 했더니

 

과자 사달라고 소원 말할거라 한다 -_-;;

 

조예별씨가 무슨 생각 하고 사는지 뇌구조를 들여다보는건 내 소원이다 ㅎㅎㅎ

 

참, 지부장님이 과자 한통을 통째로 예별님께 안겨 주셨으니 소원 이루어진 건 맞네 ㅋ;;;


 

 

 

주말에 예별이와 교보문고에 갔다가 갑자기 꽂혀서 수채 색연필 한 세트를 샀다

 

좀 더 쉽고 정교하게 수채화의 느낌을 낼 수 있을 듯..

 

 

파주 관측지 풀밭에 누워서 바라보던 풍경을 생각하며 한 장~~

 

[ 종이에 수채색연필 & 젤리펜, 2013 Perseid ]


crop__SAM9732.JPG

 

 

 

다음 Leonid를 기다리며....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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